또 스토커다.
나는 3달째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. 처음에는 공중전화로 통화가 걸려오고 받으면 아무 말 없이 끊어지는 일만 자주 반복되곤 했었기에 '누가 간 크게 경찰을 스토킹하겠어'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. 하지만 최근 들어 퇴근할 때마다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오는 느낌을 받는다던가 우체통 속에 내 모습을 몰래 찍은 듯한 사진들이 들어있는 등 스토커는 처음보다 더욱 대담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.
하지만 이렇게 직장까지 선물을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.
대체 누구야..
왜 나한테 이러는건데
이 더러운 꽃을 버리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.
" 어디 가려고? "
그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. 고개를 돌리자 정우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. 바로 직전까지 팽팽히 긴장되어 있던 마음은 그의 얼굴을 확인함과 동시에 누그러지기 시작했다.
"어? 그 꽃 뭐야?"
"이거.."
"혹시 그놈이야?"
그는 굳은 얼굴로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내 손에 있던 꽃다발을 낚아채갔다. 그리곤 곧 미소띤 얼굴로 자신이 가져온 꽃다발을 내 품에 안겨주었다.
새하얀 달리아 꽃향기가 천천히 나를 감싸왔다.
(스토리텔러 : 김유진, 안채연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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